이번 일본 포타페스 2일차, 행사가 끝나갈 무렵 AME 부스에 마지막으로 두 분의 관람객이 방문하셨습니다. 그중 한 분은 이미 '무사'를 경험해 보신 듯, 일행에게 "정말 좋으니 꼭 들어보라"며 권하시더군요. 한참을 청음하던 그들의 표정은 이내 깊은 만족감으로 바뀌었고, 진지하게 제품의 가격을 물어오셨습니다.
그분들이 무사를 들은 후 남긴 한마디는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요즘 이어폰들은 다 비슷합니다. 레진 쉘에 드라이버만 가득 채워 넣고 수십만 엔을 받지만, 소리는 거기서 거기죠. 하지만 '무사'는 달랐습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유니크하고 훌륭한 소리, 이번 포타페스에서 유일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제품입니다."
저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빈센트 앤 코(Vincent & Co.)'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스위스 명품의 탈을 썼지만 실체는 경기도 시흥의 한 공장에서 만들어진 원가 10만 원짜리 시계를 수백만 원에 팔아치운 사기극이었죠.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IEM 시장 역시 이와 닮아있지는 않은지 자문하게 됩니다. 10개, 20개의 드라이버 경쟁, 화려한 외관, 그리고 커뮤니티의 군중심리에 기댄 공동구매. '들어보지도 않고' 구매한 이들은 실망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비판적인 목소리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수업료'라는 이름 아래 소중한 가치가 증발하는 과정을 보며, 시장의 뒤틀린 단면을 목격하곤 합니다.
물론 하이엔드 IEM 시장에서 '판타지'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본에서 바라본 관람객들의 모습에서 판타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찾기 위해 귓속에 울리는 음악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드라이버 물량공세로 판매하는 IEM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일본 IEM 시장은 규모도 더 크고 취향의 파편화와 더불어 오프라인이 압도적 강세이기 때문에 한국과 직접 비교는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행사가 한국에도 더 많이 자주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들어볼 기회가 많아진다면 수업료를 지불하고 헐값에 중고 시장에 팔아버리는 일도 줄어들테니까요.
모든 일정을 마친 후, 마지막 손님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AME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깊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AME는 이제 막 도전을 시작한 위치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일본 시장은 그 특유의 갈라파고스적 성향 탓에 아직 우리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AME는 락 기타리스트인 대표가 직접 튜닝하고 생산하는 브랜드입니다. 마케팅이 만든 허상이 아닌, 창작자의 혼이 담긴 실체로 승부합니다. 오직 소리만으로 감동하여 돈 모아 꼭 구매하겠다며 제 명함을 받아 가신 두 일본인 오디오파일의 뒷모습에서, 저는 AME가 걷고 있는 길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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